가을이 오기 전에 포도밭 과수원에 낙엽이 진다. 8월의 늦은 비에 수확기를 앞둔 켐벨 포도에 약 방제를 하지 못한 탓에 나뭇잎에는 갈색무늬병 병반이 하나둘 찍히더니 낙엽을 떨구었다.
9월의 비는 비에 젖은 딱 달라붙은 낙엽이 되어 쓸기도 어렵다.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상무념의 반복되는 빗질에 낙엽이 모아진다.
구버진 허리를 피고 헹하게 비어버린 빈 가지 속을 바라보며,
올 한 해도 포도를 키우고 익히느라 참 수고가 많았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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